언론노조의 이용택 KBS 본부장 징계를 환영하며 KBS본부 강철구 성폭력사건의 조속한 해결을 거듭 촉구한다!1. 지난 7월 12일 전국언론노동조합은 산별노조 소속 단위인 KBS본부의 이용택 본부장에 대해 ‘조합원 자격 박탈’이라는 중징계를 내렸고, 그 징계 사유에는 성폭력 가해자 비호가 분명히 명시되었다. 이용택 본부장은 제6차 언론노조 중앙위가 성폭력 가해자 강철구 부본부장의 제명을 결정하고 이의 실행을 촉구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조치에 반발하여 사건 해결을 지연시키고 피해자들에게 또 다른 고통을 초래하는 2차 가해 행위를 계속해 왔다. 우리는 언론노조가 단행한 금번 이용택 징계를 적극 환영하며, 이번 조치가 그간 운동사회 성폭력 사건에서 조직보위논리와 음모론으로 가해자에게는 면죄부를, 피해자에게는 재차 삼차 가해를 해온 전형을 바로잡고 강철구 성폭력 사건을 올바르게 해결해 나가는 데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2. 하지만 성폭력 가해자와 그를 감싸는 KBS본부 8대 집행부는 반성의 여지를 보이지 않을 뿐 아니라 아직도 이 사건을 정치적 음해로 매도하고 피해자들에 대한 공격을 중단하지 않고 있다. 아무런 근거도 없이 성폭력 사건을 왜곡하는 ‘음모론’ 제기는 그 자체가 피해 여성들을 모욕하는 또 하나의 폭력이며, 사건의 본질을 호도하여 가해자를 비호하는 2차 가해일 뿐이다. 지금까지의 수많은 운동사회 성폭력 사건에서와 마찬가지로 소위 ‘진보’를 자처한다는 노동조합에서조차 이 같은 ‘음모론’이 여전히 횡행할 수 있다는 현실이야말로 우리 사회 여성 인권의 현 주소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것에 다름 아니다.
3. 특히 KBS본부 8대 집행부는 이미 언론노조에서 조합원자격마저 박탈당한 강철구를 즉시 중징계조치 하기는커녕 오히려 임단협 팀 구성에 포함시킴으로써 가해자의 권력을 승인하는 비상식적 작태를 보이고 있다. 지금까지 발표된 여성?노동?언론?사회단체들의 성명서와 수많은 서명 참여자들, 그리고 각계 지식인들의 의견서에서도 보듯이, 성폭력 가해자를 징계하지 않는 것은 어느 누구도 납득할 수 없는 행위이다. KBS노조 8대 집행부는 지금이라도 자신들의 잘못을 겸허히 반성하고 성폭력 가해자에 대한 중징계 조치를 하루 속히 이행해야 할 것이다.
4. 또한 KBS본부 8대 집행부는 지난 6월 말, 피해여성에 대해 “사건이 완전히 해결될 때까지 특별유급휴가를 주되, 한달 단위로 연장하는 방식으로 시행 한다”는 애초의 합의사항을 뒤엎고 일방적 출근지시통보를 하는 반인권적 행태마저 자행하고 있어 분노를 금할 수 없다. 가해자와 대면하지 않고 안전한 고용 환경에서 노동조건을 보장받는 것은 현행법조차 인정하고 있는 성폭력 피해자의 정당한 권리이다. 노동자의 온전한 노동조건을 위해 투쟁해야 할 노동조합에서 노조 상근자와의 합의사항 번복을 일삼고 고용불안을 조장한다는 것은 KBS본부 8대 집행부가 그 본연의 사회적 책무마저 방기하고 있음을 반증해주는 것이다. KBS본부 8대 집행부는 성폭력 피해자의 정당한 권리를 침해하는 일방적 출근지시 통보를 즉각 철회하고, 특별유급휴가 연장 또는 상급단체 파견 등 가해자와 대면하지 않을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제반 조처를 이행해야 하는 것은 물론, 사건 해결 완료 이후에도 피해자에게 어떠한 직?간접적 불이익도 생기지 않도록 실질적 노력을 다해야 할 것이다.
5. 우리는 강철구 성폭력 사건이 사회적으로 고발되어 공론화된 이후 5개월이 넘어선 지금까지도 가해자 징계가 집행되지 않고 있는 것에 대해 공분과 함께 참담함마저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성폭력 가해자 징계와 피해자의 권리 회복이라는 그토록 당연한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 얼마나 더 기다려야 한단 말인가? 가해자와 KBS본부 8대 집행부는 이제 현실을 돌아보아야 할 것이다. KBS노조원들은 현 집행부를 불신하고 노조정상화추진위원회를 꾸려서 노조정상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고, 성폭력 가해자인 강철구씨와 가해자 비호 행위를 계속해 온 이용택씨는 조합원 자격마저 박탈당한 상태이다. 또한 수많은 양식 있는 사람들이 가해자 징계와 성폭력 사건의 완전한 해결을 촉구하고 있다. 가해자와 KBS본부 8대 집행부는 이제라도 자신들의 잘못을 반성하고 검찰에 제기한 명예훼손 소송을 취하하는 것은 물론, 지금까지 계속된 2차, 3차 가해를 중단하고 가해자 징계조치를 즉각 이행해야 한다.
< 우리의 요구 >
- 강철구와 이용택은 징계를 받아들이고 각종 명예훼손 고소를 즉각 취하하라!
- 강철구는 피해자들의 요구안을 즉각 수용하여 공개 사과와 피해 보상은 물론 최종적으로 KBS를 자진 퇴사하라!
- KBS본부 8대 집행부는 그간의 성폭력사건 은폐, 조작과 가해자 비호에 대해 공개적으로 사과하고 전원 사퇴하라!
- KBS본부는 피해자들의 신원과 직위, 노동조건을 보장하고 피해로부터 완전히 회복할 수 있도록 제반 지원조치를 취하라!
2001. 7. 30
KBS노조 부위원장 강철구 성폭력 사건의 올바른 해결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