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사회의 민주화와 진보적 발전을 위해 애 쓰시는 귀 단체에 연대의 인사를 보냅니다.
2. 3월 9일 결성된 본 공대위는 현재 16개 노동, 사회, 여성단체가 모여 KBS노조 부위원장 성폭력 사건을 올바르게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현재까지 사태의 올바른 해결은 전망이 불투명합니다.
3.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사태를 우려와 걱정으로 지켜보고 계실 많은 단체들이 공대위에 참여하지 못하고 계십니다. 이는 사안 자체가 민감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특히 위력 있는 대중조직에서 일어난 사건이라는 문제도 참여를 쉽게 결정하기 어렵게 하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여기에 최초의 공대위 참여 요청문건에 '진상재규명은 불필요하다'는 단서조항을 붙여 불필요한 오해를 불러일으켰던 초기 공대위 추진과정에서의 미숙함이 있었습니다.
4. 이에 본 공대위에서는 3차례에 걸친 논의 끝에 공대위의 위상, 앞으로 공대위 활동의 원칙, 방향을 정리하였습니다. 별첨자료의 내용을 참조하시어 귀 단체에서 참여 여부를 재검토해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5. 여성에 대한 성폭력, 특히 진보진영에서 발생한 성폭력은 여성에 대한 명백한 인권침해일 뿐만 아니라 여성활동가들을 운동사회에서 축출시켜 온 주요 기제였습니다. 운동사회 성폭력은 단순히 가해 당사자의 개인적 실수가 아니라 운동사회 안에서 암묵적으로 묵인·방조·조장되어 온 측면이 있음을 부정하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현재 운동사회 내에는 성폭력을 올바르게 해결한 경험이 거의 전무하다시피 합니다. 따라서 공대위는 금번 사건을 운동사회의 모든 구성원들이 함께 책임지는 가운데 신속하고 올바르게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함께 참여하셔서 진보진영이 이 사안을 투명하고, 민주적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힘을 쏟아주십시오.
6. 아무쪼록 긍정적인 결론이 있길 기대합니다.
경남여성회 / 국제연대정책정보센터 / 노동문화정책정보센터 / 동성애자인권연대 / 동아대학교 민주동문회 / 또하나의문화(여성과인권연구회)/ 민주노동당 여성위원회 /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 / 부산언론운동시민연합 / 사회진보연대 / 운동사회 내 가부장성과 권위주의 철폐를 위한 여성활동가모임 / 운동사회 성폭력 뿌리뽑기 100인위원회 / 전국학생회협의회 / 진보네트워크센터 / 청년생태주의자 KEY / 청년진보당 / 평화인권연대 / 학내성폭력근절과 여성권 확보를위한 여성연대회의 / 한국노동이론정책연구소 / 한국여성연구소 (가나다순, 총 20개 단체, 2001년 3월 28일 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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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노조부위원장 강철구 성폭력 사건의 올바른 해결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의 입장
2001. 3. 23. 공대위 대표자회의 결정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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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대위를 구성하는 몇 가지 원칙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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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KBS노조 부위원장 강철구씨 성폭력 사건은 진보진영 일반에 큰 충격을 가져온 사건이었다. 진보진영 내부의 성폭력은 단순히 윤리적 문제를 뛰어넘어 진보진영의 지반자체를 해체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특히 이런 사건이 발생하면 올바로 해결되기보다는 여성활동가들이 운동을 포기하도록 강요되거나, 진보진영에서 조직적으로 배제되어 왔다. 여성에게 있어 성폭력은 인권의 문제이자 삶을 송두리째 뿌리뽑히는 생존권의 문제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보운동진영은 이러한 사태들에 올바르게 대응해 오지 못했다. 게다가 성폭력 사건을 해결하고 근절할 수 있는 원칙과 제도는 전무하다시피 하다. 이에 본 공대위는 각별한 고민과 결의를 내오지 않을 수 없었다. 본 공대위는 공대위를 구성하는 단체와 공대위 개개인, 나아가 진보운동진영 전체가 뼈를 깎는 자성의 자세로 이번 사건의 올바른 해결에 즉각 나서야 함을 확인하는 바이다. 왜냐하면 이는 가해자로 제소된 당사자나 피해자로 제소한 당사자는 물론 이러한 사건을 지속적이고 반복적으로 재생산한 운동진영 자체의 반여성적 구조와 타성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공대위는 이 사건을 처리해 가는 모든 과정이 진보운동진영의 원칙과 의지를 새롭게 해나가는 과정이어야 한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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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대위의 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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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본 공대위는 사건의 올바른 해결을 촉구하는 참가단체 및 그 대표들로 구성된다.
2. 공대위는 사건의 진상을 확인하기 위한 [진상조사]가 이루어져야 함을 확인한다. 피해자와 가해자가 소속된 조직이 책임있는 주체로 [진상조사]를 진행하는 것이 성폭력 사건 해결의 일차적 원칙이다. 그러나 본 사건은 지난 2000년 11월 KBS노조 내에서 이루어진 [진상조사] 결과가 은폐되고 가해자에 대한 아무런 실질적 징계조치도 이루어지지 않는 가운데 그 해결이 지연되어 왔으며, 피해자들의 고통은 더욱 가중되었다. 따라서 공대위는 피해자와 가해자가 소속된 상급조직의 분명한 책임 하에 기존의 진상조사 자료를 재심의하고 그간의 추가적 상황을 조사할 새로운 [진상조사]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판단한다.
3. 공대위는 사법기관이 아니다. 따라서 어떠한 강제적 물리력도 가지고 있지 않다. 그러나 공대위의 판단은 그것이 투명하고 올바르게 수행되었을 경우 진보운동 진영 내부의 강력하고 광범위한 지지와 동의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믿고 있으며 이러한 지지와 동의는 진보운동진영 내부의 그 어떤 것보다 유력한 힘이라고 또한 확신하고 있다.
4. 따라서 공대위는 일의 진행 중 혹은 마지막 판단 이후 이를 실행할 수 있는 일체의 수단을 강구할 것이다.
5. 한편 공대위는 스스로 관계된 모든 개인과 단체, 그리고 진보운동진영 전체에 책임을 져야 함을 분명히 한다. 사건의 해결과정을 투명하고 올바르게 진행할 것이며 일체의 비판과 충고에 자신을 개방할 것이다. 반면 공대위와 다른 의견에 대해 철저한 설득과 논쟁 때로는 비타협적인 투쟁도 필요하다면 병행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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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 해결의 원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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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성폭력은 명백한 폭력이다. 나아가 여성에 대한 명백한 인권침해이다.
2. 현 시기 여성일반이 처한 열악하고 억압적인 조건을 감안할 때 성폭력의 개념은 더욱 확장될 필요가 있다.
3. [진상조사단]의 최후의 판단이 있기 전까지 가해자는 가해자로 제소된 당사자, 피해자는 피해자로 제소한 당사자로 이해한다. 이러한 유보 하에 두 당사자를 각각 '가해자'와 '피해자'로 호칭할 것이다. 한편 이러한 호칭은 사건의 성격상 결코 부당하다고 생각할 수 없다.
4. '원고-피해자, 피고-가해자, 판사-진상조사단'과 같은 단순 도식은 올바르지 않다. 원칙적으로 진보진영 전체가 원고이자 피고이며 또한 판단과 처리의 주체임을 천명한다. 그러나 역사적 운동들 속에는 항상 여성이 있어왔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존재가 배제, 분리, 차별화 되어 왔다는 점을 진보진영은 강하게 인정해야 한다. 따라서 피해자의 인권을 회복하는 문제(사건 그 자체의 해결)와 진보진영 및 조직을 혁신하는 문제가 혼돈 되어서는 안 된다. 전자의 해결 없는 후자의 집중은 결코 문제의 해결이 아니다.
5. 가해자가 고소나 고발 등의 행위를 하는 것은 이해할 수도 용납할 수도 없다. 대개 이런 사건이 공개되는 경우, 피해자는 지속적으로 가해자 또는 가해자 소속기관에 해결을 요청했으나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에 공개되는 경우가 태반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건해결을 위해 가해자가 즉각적이고, 진지하게 대응하기보다 사법기관에 호소하는 행위는 전혀 이해할 수 없는 것이다. 가해자 자신을 위한 최대한의 변호는 진보진영 내에서의 진지한 해결과정에 민주적이고 적극적인 태도로 응하는 것이다.
6. 대중조직에서 성폭력 사건이 발생한 경우, 올바른 해결을 하기보다는 힘의 관계에 의해 좌우되거나, 조직음모설 등으로 은폐되면서 조직을 보위하기는커녕, 거꾸로 여성활동가의 인권훼손, 운동사회에서의 축출, 조직에 대한 조합원의 신뢰 추락, 조직탈퇴 등 원하지 않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 조직을 건강하게 유지하는 길은 모든 과정을 민주적인 절차에 따라 투명하게 공개하고 처리하는 데에 있다. 이러한 과정만이 해결과정 속에 예상되는 수많은 난관을 극복할 수 있다.
7. 피해자 중심주의는 철저하게 확보되어야 한다. 무엇보다 명백한 확인이 있기 전까지 피해자의 진술은 그 자체로 진실로서 간주되어야 한다. 또한 피해자로 확인된 순간, 피해자의 고통을 중단시킬 제반의 신속한 조치를 받을 권리가 있다. KBS사건의 경우, 피해자에 대한 유급휴가가 이에 해당한다. 따라서 사건이 해결될 때까지 피해자에 대한 휴가조처는 계속되어야 한다.
8. 피해자는 나이, 직업, 성별, 경제력 등과 상관없이 자신의 피해를 인정받고, 존중·지지 받을 권리를 가지며 피해의 상처를 극복해 나가는 데 필요한 모든 것들을 제공받고, 배려 받을 권리가 있다. 특히 폭력의 피해자로 대우받을 권리, 조사·재판과정에서 신분을 보호받을 권리, 정신적·육체적·경제적 피해를 가해자에게 묻고 보상받을 권리 등을 갖는다.
9. 성폭력 사건이 제소되었을 때 가해자는 그가 누구든, 제소내용을 시인하든 부인하든 즉각적이고 진지하게 해결과정에 임해야 한다. 덧붙여 일체의 감정적, 돌출적 태도를 지양해야 한다. 성폭력 피해자들의 엄혹한 상황과 여성일반의 열악한 상황을 감안할 때 가해자의 이러한 태도는 진보진영의 대의에 비추어 마땅한 것이라 할 수 있다.
10. 가해자는 진보진영 내에서 즉각적이고, 진지하게 해결과정에 임함으로써 스스로를 변호하고 설득할 수 있는 기회를 완전히 보장받아야 한다. 가해자의 인권이 보장되어야 한다는 것은 이것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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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사건해결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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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피해자에게 가해지는 모든 가해행위를 중단시키고 피해자의 침해된 권리를 복원시켜야 한다.
2. 가해자는 피해자가 동의하고 납득할 수 있도록 공개적으로 사과해야 한다.
3. 가해자의 소속기관은 가해자에게 피해자가 납득할만한 적절한 징계조치를 이행해야 한다. 그 조처에는 징계내용, 징계이행여부, 징계과정을 공표하는 것이 수반되어야 한다.
4. 운동진영 자체의 가부장제 문화를 극복하기 위한 실천, 특히 성폭력에 대한 '내규'를 대중적으로 만드는 실천은 시급하고도, 긴급한 과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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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사건에 대한 공대위의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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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강철구씨는 즉각 명예훼손 고소고발을 철회해야 한다.
2. KBS노조는 [진상조사보고서]를 공개해야 한다.
3. KBS노조는 성폭력 은폐 사실을 사과하고, 공개적으로 사건을 해결해야 한다.
4. 강철구씨와 KBS노조는 피해자들의 요구를 즉각 수용해야 한다.
5. 강철구씨와 KBS노조는 공대위의 모든 요청에 진지하게 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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